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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본가 근처에서 공부하니 외롭기도 하고 이제는 진짜 장수생이 되어서 글로 마음을 좀 털어버리고 싶어서 공부기록 블로그를 만들기로 했다.
결국 합격하면 이것도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될 수도 있고 나 또한 글을 쓰면서 마음도 잡고 스트레스도 풀고 싶어서...
나의 수험기간을 훑어보자면...
<2019년: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단다.>
진입해서 과외 알바, 1학기 학기병행을 하면서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다. 2019년도 2학기를 휴학하고 더 열심히 해보자 했는데 게으름 부리고 과외 알바도 계속 했어서 결국 흐지부지 되어 시험 참가에 의의를 둔다는 일명 ‘올림픽 정신’으로 초시를 치렀다.
<2020년: 미쳤니? 쓰레기 같은 한 해. (좋게 보면 행복한 청춘의 추억들)>
그렇게 올림픽으로 1차를 치르고 1,2학기 모두 풀휴학을 했다. 그 때의 나는 받는 용돈을 줄여서 부모님에게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아 과외 2개와 주말 독서실 총무 알바를 병행하면서 그 독서실에서 자리를 하나 받아 공부했다. 그래서 그런지 공부는 공부대로 잘 되지 않았고 피곤해서 늦잠을 자기 일쑤였다. 그리고 남자친구와 같이 둘다 1,2학기 풀휴학을 해서 같이 놀러다니고 친구도 만나러 다니고 그냥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정신이 나갔던 한 해..ㅎㅎ 그냥 2020년은 패션 수험생 그 자체였다. 이 시기가 제일 후회되는데 지금와서 후회하면 무엇하리. 좋게 생각해보면 더 젊을 때 그렇게 생각없이 놀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치려고 한다. (사실 이 때 열심히 했으면 지금쯤은 합격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는 있다..^^) 늙어서 놀면 체력도 잘 바닥나고 이것저것 신경쓸 게 많으니까 그냥 그렇게 치는 걸로ㅠㅠ
이렇게 재시 생활을 보냈고 2021년 2월 대망의 시험에서는 당연히 불합격했다.
<2021년: 게으른 거북이>
제 정신이냐 나한테 욕을 한 바가지 하고 이제부터는 제대로 해보려고 마음 먹었다. 1학기는 학교를 다니고 2학기는 휴학을 했다. 6과목, 18학점을 수강했고 이 시기에 코로나 때문에 시험만 대면으로 보는 과목들이 몇 과목 있었고 강의는 모두 온라인 강의였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도서관이 답답하고 4시간(?)마다 시간 연장해야 하는 것도 번거롭고 사물함도 사용하기 불편하고 또 서로 얼굴 익히는 것도 꺼려져서 자취방 근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했다. 캠스터디도 구하고 나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제대로 공부하는 게 처음이어서 계획 세우고 공부 방법 정하는데 서툴렀었다. 너무 다 꼼꼼히 하려고 하니 문제 푸는 것을 최대한 미루고 개념만 계속 암기하려고 했다. 이 시험은 과목수도 많고 공부량도 많아서 거의 엉덩이 싸움으로 승부 본다고 말할 수 있는데 공부시간도 주 40~45시간 정도 나왔고 앞서 말한 방식대로 공부를 하니 효율성이 매우 떨어져서 결국 11월 말쯤 되니 진도도 밀리고 큰일났다는 것을 깨닫고 슬럼프를 크게 겪었다. 주에 30시간 공부하고 그랬음. 그렇게 슬럼프를 겪고 부모님한테 나름 좀 한다고 했는데 공부방법이 잘못된 것 같고 또 중간에 놀러가고 그래서 진도를 생각보다 잘 빼지 못해서 이번에도 솔직히 안 될 것 같다. 그래도 남은 기간 열심히 해보겠다고 12월쯤 말씀드렸던 것 같다.
내 자신이 쓰레기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 자신도 스스로 컨트롤을 못하는데 시험을 어떻게 붙을 수 있겠는가. 우울하고 짜증났다. 그렇게 우울하게 연말을 보냈고 그래도 전보다는 성적이 올랐지만 당연히 불합격할 점수를 받았다.
<2022년: 나름 고군분투>
공부 방법에 미련도 남고 주위에 슬슬 1차도 합격해서 2차에 준비하는 지인들도 보이고 나도 꼭 합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기까지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한 기간이 따지고 보면 1년 조금 넘은 기간이라 실력도 더 쌓아야 될 것 같아서 한 번 더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커뮤니티를 통해 공부 방법을 물어보기도 했고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공부했는지 조금씩 물어봤고, 내가 잘못한 점을 분석했다.
일단 비효율적으로 공부한 것, 기출을 많이 풀어보지 않았던 것 등등 너무 완벽을 추구하려고 해서 개념서 및 요약서 위주로만 공부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내신처럼 공부했던 것이다. 그래서 공부방법을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합격수기도 더 많이 보고 계획을 조금 세워봤다.
2022년 1학기는 학교를 다녔고 2학기는 휴학을 하고 공부했다. 학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온라인 강의도 아직 있었던 터라 2021년 말부터 자취방을 빼고 본가에서 생활했다. 시간표를 모두 온라인 강의로 채우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일이 술술 풀려가면 진짜 운이 좋은 것이다. 아마 이를 이맘때쯤부터 느꼈던 것 같다. 계획대로, 내가 원하는대로 일이 풀리면 진짜 운이 좋은 것이고 감사해야하는 것이라고. 수강신청 몇 과목을 올클하는데 실패하여 결국 화,금은 학교 통학을 했다. 본가에서 학교 까지는 대중교통으로 2시간 정도. 이렇게 왕복 4시간 학교를 다니니 너무 힘들고 피곤했다. 과목수는 6과목, 18학점을 수강했었다. 너무 피곤하고 1학기는 공부에 효율이 잘 나지 않다보니 학교를 다녔던 1학기는 6월까지 주 25~30시간 정도만 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그러고 2학기는 휴학을 하고 공부를 했는데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조금 더 문제를 푸는데 집중을 했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결국 기출은 경제만 6회분 정도 풀고, 다른 과목은 3회분 정도만 풀고 시험을 쳤다. 전보다는 나은 점수를 받았지만 결국 불합격..
그 원인은 공부시간이 조금 부족했음(주 45시간, 막판 2달은 55시간 정도). 생활패턴(늦잠잔 날이 많았음). 전보다는 효율이 좋았지만 그래도 완벽을 살짝 놓지 못했음. 그래서 불안했음. 객 푸는 것에 더 집중을 하고 기출 풀기나 실전연습을 잘 하지 않았음.
공부를 나름 열심히 했으니 성적은 전보다 올랐지만 이렇게 했으니 결국은 합격 점수에 못미치는 것이 당연한 거 아닌가,,, 보통 합격할 수 있다는 느낌이 1월에는 조금씩 든다고 하던데 나는 전혀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고 불안하기만 했다. 기출을 풀어도 합격컷과 비슷한 아슬아슬한 점수를 받았으니 불안했고 이 때 시험은 역대급으로 어려웠어서 실전에서 많이 헤맸다. 결국 불.합.격.
<2023년: 시험합격을 목표로 두고 인생을 올인>
일단 남은 18학점을 수강해야 했어서 학교를 다녔다. 그냥 2-3주 동안 아무것도 생산적인 활동 없이 학교만 4시간 왕복 통학했고 이제는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강도 없어서 다 오프라인 강의였다. 못만났던 친구도 만나고 데이트도 하고 잠도 푹 자고 그랬다. 그러다가 든 생각이 이러다가는 내가 바라는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인생이 허무해질 것 같고 패배감에 찌든 인생이 될 것만 같았다. 뭐라도 합격해서 성취감을 높이고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싶었다. 그래서 수강정정일날 18학점에서 12학점으로 수강 과목 수를 줄이고 세무사 시험에 도전했다. 학교를 통학해야 했어서 월수로 모든 수업을 다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남은 6학점은 초과학기를 듣는 방향으로 선택했다. 그런데 월수로 타이트하게 시간표를 짜느라 교양에 어쩔 수 없이 팀플이 있는 과목을 넣었고 또 전공과목으로 간단한 팀플이긴 하지만 그래도 팀플이 있는 과목을 수강했다. 그래서 중간고사, 팀플로 5월 중순경에 있었던 세무사 시험도 아쉽게 떨어지고 말았다. 과락은 없었지만 평균에서 2점 정도 낮은 점수로 떨어졌다. 그래도 가망이 있는 점수를 받아서 희망은 생겼었다.
상반기 초반을 이렇게 보내고 나니 CPA 1차 시험이 얼마 끝나지도 않았는데 왕복 4시간 통학으로 학교도 다니고 토익도 만료되어서 토익도 보고 중간고사도 보고, 팀플도 하고, 세무사 공부도 하느라 진이 빠졌던 상태였다. 앞으로 7-8개월 더 공부하려면 조금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친 나에게 조금의 휴식을 주고자 세무사 1차가 끝난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는 수험공부를 거의 하지 않은 채 학교수업만 들었고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데이트도 하고 그랬다. 그래도 장수생이니 돈 모으는 것에 조급해져서 동생을 따라서 한 번은 쿠팡 일일알바를 가기도 했고, 학원 단기 보조 알바 등 일일알바를 꽤 했었다.
그렇게 조금씩 쉬면서 슬슬 재무회계와 세무회계 연습서를 6월 말부터 슬슬 보기 시작했고 7월초부터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다시 시작 했다. 그렇게 공부를 해가면서 10월에는 삼일 회계법인에서 주최하는 자격증인 '재경관리사'를 신청해서 합격했다. 이렇게 조금씩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으려고 했고 문풀 스터디와 캠스터디, 기출 문풀 스터디를 해가면서 본가 근처에서 열심히 공부했다. (2023년은 진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기출을 풀었을 때 대부분 총점 400점이상을 받은 적이 많았어서 이번 시험은 사실 기대를 했었다. 공부시간도 나름 괜찮았고 진도상황도 괜찮았던 것 같다.
그런데 시험 직전에 마주한 상황들이 너무 좋지 않았다. 일단 이틀 전에 남동생과 싸웠고, 또 시험 3일 전부터 감기에 걸려서 시험 하루 전날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면서 너무 서러워서 울었다. (이 때 의사 선생님은 공감능력 완전0. 내일 시험인데 시험에 지장가지 않게 약 처방 부탁드린다고 울면서 말했는데 빨리 진찰을 끝내고 싶으셨는지, 답답했는지 되게 무뚝뚝하고 관심없고 짜증난다는 식으로 답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 더 서럽고 화가 났다..ㅠ) 또 일주일 전에는 계산기에 아바라를 쏟아 계산기를 새로 주문해서 사용했고 하루 전날 요약서 책장을 넘기면서 보다가 책장에 손을 베어서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고 공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들이 시험 직전에 한 번에 몰아치니 결국 시험 전날 불안하기도 하고, 감기로 인한 가래 때문에 입을 벌리고 입으로 숨쉬면서 자느라 침이 계속 꼴깍꼴깍 넘어가서 잠을 설쳤다.
결국 1시간반 정도만 자고 시험을 쳤는데 다른 과목들은 그렇다 쳐도 회계학에서 실수를 많이 했다. 가장 마지막 시간에 보는데 체력이 딸렸다보다. 시험이 끝나고 나중에 독서실에서 혼자 풀어볼 때 시험에서는 잘 안풀렸던 문제들이 한 번에 풀리더라...
그 문제 수가 3개 정도? 너무 억울하고 분했다.
왜냐면 4.5점 차이로 1차를 떨어지고 말았다. 거의 3일내내 울었던 것 같다.
그래도 실패의 원인을 쉬면서 나름 생각해봤는데 일단 생활패턴.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습관이 잘 길들어지지 않았었다. 그리고 본가 근처에서 혼자 공부하느라 실전연습을 나름 스터디를 꾸려서 하긴 했는데 시험환경과 비슷한 공간에서 하질 않았어서 시험시간에 더 헤맸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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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2024년 4월):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아서 너무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블로그 일기를 쓴다.
블로그 일지를 통해 생활습관도 다 잡고 합격을 위한 기록을 남긴다는 마인드로 글을 쓰려고 한다.
난 합격할 것이다. 합격하고 싶다. 기필코 이 블로그에 합격증 한 장 올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려고 한다.
내 인생을 위해서라도. 내 가족들, 내 사람들한테 좋은 거 해주기 위해서라도.
쉬면서 세무사라는 직업도 찾아보니 매력이 있고 시험과목도 회계사 시험과목과 비슷해서 회세 과목 중심으로 실력검증용으로 한 번 봐보겠다고 세무사 1차를 친 작년과는 달리 이번엔 세무사 시험에 진심으로 도전해보려고 한다.
두고 봐. 속으로라도 나 무시한 사람들. 내가 잘 안되길 은근 바랐던 사람들. 내가 성공해서 보여준다.
오늘 ott 관련 어플들도 다 지웠다. 이제는 게으름 부리는 것 없이 무조건 정진이다. 파이팅이다. 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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